이건 또 무슨 날벼락.
저 박물관하고 인연 맺고 그동안 눈치만 살피다가 토요일 오후에 처음으로 황제를 만나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습니다. 그동안 커뮤니티 후기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마치 연재소설을 읽듯이 그 재미로 박물관에 들어왔는데 아~ 글쎄 저에게도 인연은 있더라구요. 모두가 그렇고 그런 뻔한 내용, 어떤 유행가 가사처럼 재미도 없어!! 감동도 없어!! 차라리 후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백번 더 마음이 편하다고 할까..그런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어떤 황제분이 계셨습니다. 대략 느낌이 얼마 전에 제가 여기 후기게시판에서 누군가 써 놓은 황제를 만난 후기의 딱 그분이었다는 확신!! 맞습니다. 그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떤 여자분이 써 놓은 그 후기를 아주 짱~한 감동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분과 제가 지난 토요일날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떨려보긴 처음입니다. 촌스럽기도하지..쯔쯔..제가 생각해도 쫌..나름 준비했어요. 아마 맞선 보러나가도 이처럼 떨리거나 이만큼 준비해서 나가지는 않을겁니다. 금요일날 거의 한잠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토요일날 일찍 만나서 바람이나 멀리 쐬러 다녀오기로 서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이게 왠 청천병력 같은 날벼락입니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셨다면서 다음에 보자면서 일방적인 통보가 문자로 날아왔습니다. 허탈 그 자체..~ 저는 좀 당황스러워서 문자에 이렇게 “????” 물음표만 몇 개 찍어서 보냈는데 답장이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제가 누굴 만나서 희희낙락 하고 있을 기분이 도저히 아닙니다. 계좌번호 문자로 넣어주시면 입금시켜 드릴 테니 우리 다음에 뵈요” 차마 문자로 계좌번호 찍어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런날 대행을 하겠다고 주섬주섬 챙기고 분주하게 요란을 떨었던 내 꼴이 그렇게 한심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박물관에서 절대 인연 만들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가 봅니다. 휴...쩝. 제 복에 황제는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