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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서로 가슴에 담아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날 때 마다 느껴지는 이 사람과 나의 인연에
대한 한계 정말 극복하기 힘든 걸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에 대한 식상함이 혹시
헤어질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내 자신에 대한 양심에 먼저 묻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꼭 잡은 손 하나 만으로도 행복했고 지금껏 내가
살아온 하루하루와 다르게 느껴지는 오늘이 벅찬 설렘으로 심장이 뛰었으니까요.

잠깐 제 얘기 좀 하겠습니다.
그녀에 대해서 마음에 금이 가지 시작한 것이 언제인가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핸드폰 문자를 우연히 보면서 부터였으니까요..
왜 여자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면서도 과거의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지 못하는 걸까요? 함께 있으면서 걸려온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아야 할 만큼 당당하지
못한 전화라면 이런 전화가 오기 전에 과거와의 청산을 위해 핸드폰 번호를 바꾸던지 하는
딱 부러지게 맺고 끊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요? 
처음 한두 번 그냥 모른 척 하고 넘어 갈 수 있었던 것은 몰라서 모른 척 했던 게 아니라 
그녀에게도 시간이 필요했으리란 생각에 내 작은 배려였습니다.

얼마전 그녀의 생일이었습니다. 전화 ?? 참 겁나게 오더군요. 그날 제가 핸드폰을 하나
선물했는데 핸드폰을 선물하면서 저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사러 매장에 들렀는데 기존에 쓰고 있던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를 다른 번호로
옮겨드릴까요? 하면서 매장 직원이 묻더군요. 저장된 번호를 새 핸드폰으로 옮겨 담고
저는 슬쩍 한마디 던졌습니다. “이번기회에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 건 어때??” 하면서..
핸드폰 매장을 나와서 식사를 하러 가는데 첫 번째 걸려온 전화가 “똥***”...
순간 저의 기분이야 말로 정말 똥싼바지를 입은 기분이었습니다.    
일식집에서 코스메뉴로 식사준비하고 핸드폰을 꼼지락 거리는데 불필요한 전화번호는 지웠으면 
좋겠다고 얘길 하니까 몇 개 되지 않으니 집에 가서 번호 삭제하겠다고 얘길 하네요.
몇 개 되지 않으니까 그냥 여기서 삭제해버리면 안되겠냐고...제 말이 좀 공격적이었나 봅니다. 
이날 좀 심하게 다퉜습니다. 확 성질 같아서는 핸드폰 내동댕이 쳐버리고 그냥 밟아버리고 싶더군요. 생일인데 어쩝니까.. 쿡쿡 참았죠..

그리고 어제 그녀가 간혹 나가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광고대행사 앞에서 기다리다 일이 좀 
늦어진다는 그녀를 한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메밀국수에 만두가 먹고 싶다는 
그녀를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
아 놔...참...염병... 이눔의 똥***님 전화는 왜 밥 먹을 때 만 걸려오는 겁니까?? 
손 좀 씻고 오겠다고 화장실에 간 사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전화기엔 드르럭~ 드르럭~ 하면서 
어찌나 진동이 요란하게 울려대는지....
제가 원래 남의 핸드폰 함부로 손대고 열어보는 성격이 아닙니다.
제 핸드폰 누가 손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핸드폰에 관심을 갖지 않는데 이날 
처음으로 그녀 핸드폰을 열어봤네요. 참 문자 주고받은 내용 보니까 어찌나 혈압이 오르고 만정이 
뚝 떨어지는지..이건 가만 보니까 나 자신의 존재의 의미나 핸드폰에서 문자질하고 전화 주고 받는 
사람들의 의미나 별 반 다를 게 없어 보이더군요. 참 닉네임 거론하기도 그렇고 어떤 남자 분에게는 하트 뿅뿅 이라면서 하트질까지...
잠시후에 테이블에 앉아 있는 그녀를 보는데 메밀국수를 얼굴에 쏟아 붓고 만두로 쌍판떼기를 
날려버리고 싶었는데....쿡 참고 딱 한마디 했습니다,
“너 진짜 정리 안할래?”....헐...이 말 한마디에 오히려 똥싼놈이 성질낸다고 지랄 염병을 떨면서 성질을 내네요. 처음엔 시치미 뚝 떼고 무슨 말이야? 하더니 핸드폰을 슬쩍 쳐다보면서 왜 남의 핸드폰을 보냐고...맞습니다. 저는 어제 그녀의 지랄 염병을 봤습니다.

무슨 놈의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들이 박물관에서 쭉 봐오던 낯익은 닉네임 투성이 입니까?
내가 참 쪽 팔려서 다 얘기하기도 그렇고 스마트폰에서 주고받은 문자들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어제 정말 대판했네요., 그녀 말이 더 압권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다 물어보라고 합니다. 
화장실에 간 여자 친구 핸드폰 뒤적이며 문자 확인하는 제가 쪼잔한 놈인지..
내가 잘못한 겁니까..?? 이게 정말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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