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대행하는 게 그다지 내키진 않았어요.
근데 지난주부터 한 남자분이 자꾸 보자고 하는 거에요.
첨엔 좀 시닉하게 나갔는데
조건두 괜찮구.. 그래서 만나기로 했었죠. 근데 그때마다 비가 오는 날이 되는 거에요.
그래도 만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이 사람 비 온다고 자꾸 뒤로 미루는 거에요.
처음엔 장대비가 왔고, 저도 그런 날씨가 부담돼서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죠.
근데 두 번, 세 번 미뤄지니까 이 사람 장난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어디 밖에서 볼 것도 아닌데 그냥 만나시면 안 돼요? 이렇게 물었지만
존 날씨에 보자고.
슬슬 짜증이 다 나는 거 있죠.
그 사람 마주하기도 싫고 그래서 한동안은 스맛폰으로만 여기 접속했네요.
그런데 이번엔 쪽지로 언제 들어오냐고 계속 그러는 거에요.
그래서 만나실 거냐고
이번엔 날씨가 어떻든 꼭 만나겠다고.. 제가 무슨 만나달라고 매달리는 것 같아서
뭐했지만 만났네요.
근데 이건 뭐..;; 차도 없고.. 성격은 왜케 우유부단한 건지..
밥 한번 먹자고 비 쏟아지는 날에 30분을 길거리에서 헤맸네요. ;;
꼴랑 파스타 쩝쩝하는데
자기 살아온 얘기들 거침없이 쏟아주시더군요.. 저는 그저 네, 네
가겟집에서 나오면서 하는 말은 더 가관..
자기는 비 맞는 거 넘 싫다구, 근데 요샌 방사능비 아니냐구 그래서
비 오는 날 나돌아다니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구,
근데 특별히 나 만나는 거라서 나왔다구...
아..... 한숨 절로 나오구요...... 이렇게 개념 없는 분 첨 봤네요...
봉투에 돈 넣어줬길래 내심 기대했는데... 3마넌... 2시간 만났으니까
시간당 1만 5처넌 계산해주셨네요. 참 감사해요.. 간만에 1마넌 넘는 알바도 다해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