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참...
저는 이곳 시박을 통해서 근래까지 만나오던 40 초로의 어떤 분이 계십니다.
차마 누구인지 닉넴을 밝히지는 못하겠네요. 이건 마지막으로 그분을 위한 내 배려입니다.
저 시박에 가입한지 1년 좀 넘었습니다. 가입 시기에 비해 지금까지 만난 분은 딱 세분, 활동이 거의 없었어요. 학교 다니기도 바빴고 주말엔 애들 과외하기도 바빴거든요. 박물관의 여느 만남처럼 한분을 오래 뵌 분이 계셨는데 이분과 별 탈 없이 건전하게 만나왔습니다. 이분은 저 말고 다른 분을 따로 만나는 분도 계셨지만 제가 이분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충족 시켜 드릴 수 없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시박이란 특수한 곳에서 만난 인연스럽지 못하게 가끔 만나서 식사하고 영화나 보면서 차 마시고...그런데 웃긴게 이렇게 만나오면서도 그분과 저는 꽤 오래 만남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땐 이 모든 게 그분의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동안 이렇게 만나오던 그분이 얼마 전 부터 제게 징하게 작업을 거네요.
저는 그분의 작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요..
페이가 오가는 대행이 목적이 아닌 남녀의 관계로 만나자는 그 속내를..
못이기는 척~ 넘어갔어요. 그분을 믿었습니다. 그동안 쭈~욱 만나오면서 제게 보여준 자상함이 무한 신뢰로 비춰졌다면 좀 과장된 얘기일까요? 솔직히 그분이 갖춘 능력도 무시할 수 없었구요. 얼마전 시박을 정리하고 탈퇴하시겠다며 제게도 탈퇴를 종용했습니다. 그 의지가 어찌나 강하던지 빈 말이라도 탈퇴 못하겠다고 하면 저 혼자 순간 미친년 되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그분 말에 따라 시박 탈퇴를 했던 게 한 달 좀 덜 된 얘기입니다.
탈퇴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바람이나 쐬러가자며 함께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을 다녀와서 한다는 말이 우린 서로 잘 맞지 않는 거 같다며 헤어지자고 하네요. 여행가서 주워 담기도 힘들 만큼 너무 많은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손발이 오그라듭니다.지금까지 죽고 못 살 것처럼 하더니 여행을 다녀와 보니 서로 잘 맞지 않는게 피부로 느껴지신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내 자신이 몽매하여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일을 분별함에 너무도 어두웠던 탓을 누굴 원망하겠습니까...그냥 미친개에게 물렸다고 생각하고 없던 기억으로 잊기엔 족보도 알 수 없는 똥개라 물린 곳이 아프긴 꽤 아프네요. 어딘가에서 파안대소하며 이글을 보고 있을 당신에게 묻습니다. 왜 그러셨나요? 언감생심 어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는지 혹시 모든게 계획된 당신의 의도 아니었던가요? 아니면 이제쯤 한번은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담보로 마음껏 횡보를 저질러 봐도 된다고 생각했었나요? 바지가랑이라도 붙잡고 울며 매달려드릴까요? 요즘 넘버플러스 서비스가 좋긴 좋은가 봅니다. 번호는 빨리도 삭제하셨네요.
일장춘몽, 헛된 꿈을 꾼 나는, 잠시 딴 생각을 품었던 벌 치곤 너무 가혹합니다.
당신이란 존재 자체가 내 삶의 일부에 기억됨을 부정하고 싶습니다. 만수무강시란 소린 차마 못하겠습니다. 너무 오래 살지 마시고 적당히 살다가 죽기를 학수고대 해봅니다. 당신 죽어 가장 기뻐하는 한사람이 있다면 그냥 그게 저임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