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사랑의 열매에 낯익은 여성분들의 닉네임이 자주 보인다.
솔직히 처음에 난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의심해본 적이 있다.
콩까러 들어와서 웬 기부? 떡이나 칠 것이지 떡쳐 본돈으로 기부를?? 사실 얼마나 웃긴가..
간혹 능력 있는 황제분들의 기부를 보면서, 황제 자신의 양심인가..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모아진 돈이 얼마나 투명하게 쓰여 질까..생각하며 그 진정성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비뚤어진 시선으로 박물관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어쩔수 없더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아니다.
적은 돈이나마 한 푼도 보태지 못했던 내가 격려는 못해줄 망정 뒤에서 기부금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의심하기엔 내가 너무 부끄럽다. 내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결국 황제 달고 시박에 입성하면서
난 황제클럽의 몇 분과 시박의 관계자 되시는 분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시박의 회원으로 가입한지 벌써 2년 6개월 되었다는 이 황제 분과 지금도 형 동생하며 가끔 술 한잔 하고, 날씨 좋은 주말이면 산을 타는데 이번 주말에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에 오르다 어느 말끝에
시박의 사랑의 열매에 매월 50만원씩 얼굴 없는 선행을 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처음 이 사연을 전해 들었을 때 속으로 “별 미친놈 다보겠네” 하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매달 15일 경, 50만원씩을 꼬박꼬박 기부를 하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이 사랑의 열매 기부자 명단에 올라가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는 각별한 당부에 지금까지 누구인지 시박의 많은 사람들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황당했다.
단지, “그가 남긴 흔적”이란 여성회원이 얼마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삶을 접으면서 흔적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남자 회원이 흔적님의 기일에 맞춰 애도하는 마음을 이렇게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흔적님과 각별한 친분이 있었던 것 같은 이분,난 이분을 가리켜 생각
없이 “이 미친놈 시박 관계자 아니야?” 라고 말을 꺼냈다가 난 정말 생각 없는 놈으로 단단히
망신을 당한 적이 있는데 내게 무안을 주던 이 형님의 한마디는 짧고 간략했다.
“너 만원 짜리 한 장 보태본적 있니?
그리고 어제, 아주 우연한 기회가 있어서 다른 여성회원 두 분과 분당의 조은커뮤니케이션에 들러
시박의 대표님과 차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유난히 커피가 맛있게 느껴진 건 시박의
팀장님이 손수 타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전혀 관계없는 얘기지만 정말 예쁘더라,.
시박에 구름처럼 떠돌던 소문이 빈말은 아니더라...
시박을 나와서도 우리 셋은 시박님의 외모에대해 이구동성으로 칭찬일색이었다.
어디서 그렇게 탁월한 유전자를 타고나셨는지 ...
분당의 조은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매월 보름 경에 기부를 하고 있다는 어떤 이의 선행에 대해선
그분의 당부에 따라 일체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데 난 왜 이렇게 이 분이 어떤 분일까 궁금할까..
장난삼아 몇 분의 닉네임을 호칭하며 그분이죠? 그쵸...? 라고 물어도 그냥 미소만 짓는다.
오늘, 지금은 탈퇴했지만 이모션님의 거액 기부를 확인하면서 여전히 “그가남긴흔적”님을대신해
50만원을 기부하신 익명의 기부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이 벌써 4월, 5월, 6월..3달째다.
당신은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를 한번 깊이 돌아보게 만들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당신을 미친놈이라고 표현했던 내가 참 작아 보인다. 진심으로 사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