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지난 12월 31일 이곳에서 알게 된 황제분과 제주성산에 2박3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 예정은 1박2일로 2009년 1월1일 일출을 함께 하고자 하는 계획이었는데 막상 제주에서 시간을 보내다 서로 하루 더 머물자는 얘기 끝에 2박3일의 일정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제주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졸업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처음입니다. 그때는 친구들과
밤새 선생님 몰래 먹은 술 때문에 술병에 걸려 고생했던 기억 밖에 없었는데 몇 해가 더 바뀌고 나이가 들어서 찾은 제주는 참 아름다운 섬이더군요.^^ 처음엔 저와 함께 했던 황제분이 그런 제안을 하셨을 때 여러 가지로 망설여지고 두렵기도 했습니다만 솔직히 그분께서 제가 생각하는 기대이상의 대행비를 지급하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에 솔깃해서 따라 나서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첫날은 서귀포시 색달동의 하얏트 리젠시에서 하루 투숙을 하고 거의
제주 해안도로를 따라서 드라이브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하루 더 제주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이후론 그분을 따라서 선상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제주 대유랜드라는 곳에서 생전 처음으로 그분이 가르쳐 주시는 자세로 사격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뭐 이런 자랑 늘어놓으려고 후기라는 것을 쓰게 된 것은 아니구요. 대행비 때문에요. 너무너무 마음에 걸려서 이렇게 후기라는 것을 쓰게 된 것입니다.
처음 1박2일로 제주를 다녀오자고 제안하시면서 약속해 주신 대행비는 출발 전에 통장에 먼저 넣어주셨는데 예정에 없던 하루 더 시간을 보내면서 서울에 도착하면 은행에 송금해 주시겠다고 하셨던 대행비가 어제 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다가 어제 오후 늦게 제가 받기엔 너무 큰 대행비가 입금되었는데 이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가슴이 떨려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황제 아저씨는 서울도착해서 계속 핸드폰이 꺼져있었고 ..지금도 폰은 꺼져있습니다. 제주에서 서울 도착하면 병원에 입원하신다는 말씀은 하셨는데 어디가 아픈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제가 그분께 어제 받게 된 대행비는 이번 학기 등록금을 내고도 훨씬 남는 금액입니다. 이 돈은 꼭 제가 받지 않아도 먼저 받은 대행비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마치 제가 대행비를 달라고 계속 문자메세지를 넣은 것 같아서 죄송하고 송구스럽기만 하고... 전화 통화라도 되면 마음이 덜 답답하고 고맙다는 말씀이라도 전할 텐데...
이런 돈을 제가 받아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네요. 처음에 받은 대행비는 그 황제 아저씨 이름으로 입금이 되었는데 두 번째 어제 받은 대행비는 그분 회사이름으로 입금이 되어서 마음이 더 편하지 못합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돌려드리고 싶어도 방법이 없습니다. 박물관에 전화를 해도 개인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하니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그분과 연락할 수 있는 길이 없네요. 제가 괜히 너무 철이 없어 보이고 끝없이 이기적이고 ....
너무너무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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