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써본다. 잘들 지내셨는지? 문체를 보면 곧 누가 썼는지는 알 것이기에 내가 누군지는 이 글에서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이곳 박물관에서 나의 입지는 곧 경매가 좌우했다. 경매가 재미있으면 내 글의 주가가 올라갔으며 경매가 흐지부지하면 내 글 역시 그랬다. 베리베이커의 글에 고무돼 뜻하지 않게 시작한 나의 글은 경매와 함께 했고, 경매의 중단과 함께 중단됐다. 어느덧 나는 떠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시간경매 V2 과연?
그런데 박물관에선 돌연 거창한 광고를 내걸었다.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것이다." -이 카피는 매트릭스 2 리로디드를 한국에서 홍보할 때 사용한 카피로 알고 있다. 배경과 카피 모두 리로디드의 것을 본딴 일종의 패러디 작품이다.- 무슨 허황된 카피란 말인가?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경매를 시작한다는 건, 이 작은 커뮤니티에서 구성으로서 잔류할 수 있는 일말의 기회 같은 것을 얻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뭐 그런 거.
패러디 카피에는 "V2"라는 거창한 타이틀까지 붙었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알 길은 없었으나, 그만큼 다급한 박물관의 심정도 엿보여 안타까웠다. 그리고 9월 1일인 오늘, 당초 시일을 어긴 바로 그 첫날에 뻔뻔스럽게도 구체적인 날짜를 공지했다. 8월을 넘긴 것으로 떨어진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구체적인 날짜까지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날짜마저 어긴다면, 박물관의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 배수진을 쳐놓은 셈이다. 팝업 상단에 노출된 새로운 기능들이 실제 얼마만큼 파급효과를 미칠지는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단지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제발 흐지부지 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 나도 신명나게 썰을 풀 수 있지 않겠는가. 시간경매 V2의 선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