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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후기를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 역시 아무 생각없이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했는데,
그녀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고 나니 그 약속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시박의 물이 안 좋아졌다고 했는데 그녀같은 여성이 있다는 것도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녀는 미인입니다.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키가 약간 작지만 아니 오히려 그 작은 키와
그녀의 예쁜 얼굴이 조화를 이루어 매력을 더해 줍니다.
외모도 예쁘지만 그녀의 목소리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이곳에서 그녀만큼 멋지고 귀여운 목소리를 들은 기억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은 외모보다도 목소리보다도 더 아름다워서
못쓰는 글이지만 후기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편의상 저는 마포 도화동이라 하고 그녀는 수원에 산다고 합니다.
저는 30대 그녀는 20대 초반이라고 정하겠습니다.
어제 그녀와 카톡을 하다 그녀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늘 집에만 있다가 바람 좀 쐬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혼쾌히 그녀를 만나기로 했고
약속을 정하고 나서 새벽에 전 우연히 알게 된 그녀의 통장으로 이십만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녀에게 돈봉투를 내미는 게 어색할 것만 같아 그게 편했습니다.
그녀가 제게 오는 시간은 두 시간, 왕복 4시간의 거리입니다.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는 5시에 와서 저를 기다렸습니다.
시간계산을 잘 못 해서 빨리 왔다며 혀를 내미는 그녀의 그 귀여운 모습이란.
그녀는 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동네를 한참 뒤져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2인분에 만원.
시박에서 누군가 만나 가장 저렴한 식사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가 칼국수를 정말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식사하기 전에는 잘 먹겠습니다, 다 먹고 나서는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먹으면서 그 동안의 근황을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녀.
칼국수를 먹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모 커피전문점에 가서 그녀가 추천하는 커피를 마셨고
그녀는 정말 막내동생을 생각나게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밝게 해주었습니다.
6시에 만나 밥먹고 커피마시니 8시 20분이었고 버스정류장까지 그녀를 태워주었습니다.
9시에 차를 타며 운전해가는 저에게 그녀가 카톡을 날렸습니다.
오빠가 준 용돈 너무 많아 반만 쓸게요. 라는 그녀의 메세지.
그제야 저는 아까 그녀가 만나면서 제게 준 책을 보았고 그 책 안에는 예쁜 봉투에
오만원권 두 장이 수줍게 들어 있었습니다.
순간 찡하게 가슴이 울렸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예쁘고 마음까지 착한 여자 정말 드물다는 생각을 했고 후기를 쓰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아직 그녀는 버스안에 있을 겁니다. 곤히 자고 있겠죠.
데려다 주겠다는 제 말을 제가 피곤할까봐 사양하며 혼자 가는 그녀의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시박에서 누군가를 만나 이렇게 멍한 느낌을 받다니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입니다.
그녀가 이해해 줄까요?
후기 쓰지 말라는 약속을 이렇게 길게 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구인지도 그녀가 누구인지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촉이 오더라도 쉿!
시박엔 멋진 여성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찾지 않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쉽게 찾아진다면 아마 우리는 그 가치를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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