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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자 부산 산답니다. 시박에 요즘 부산분들 많잖아요. 그래서 조심스러워지는 거에요. 제가 맘에 들면 괜찮은데, 아니면 소문날까봐... 너무 소심한 건가
자기는 조용히 대행만 하는 사람이라면서 안심시켜주더군요. 원래 이번주에 만나기로 했는데, 날씨를 핑계 삼아 연기했어요. 기간이 연기되니까, 뭐 딱히 관계를 진전시킬 껀덕지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 날짜 되면 연락해야지 그러고 있었는데, 이분 계속 문자를 넣는 겁니다. 전화도 차츰 자주하구요, 관심은 고마운데, 목소리가 그다지 이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친절히 못대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분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나이도 저하고 3-4살 밖에 차이 안나는데, 제가 뭐 잘 났다고 진로에 대한 상담을 다 해주겠습니까. 그냥 음- 네, 음- 네 하고 들어주는 거지요. 그런데 며칠이 좀 지나자 밤에서 새벽까지 그녀러부터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저도 일하는 사람인지라 잠은 자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근데 미안해서 끊자는 말도 못하고, 요 며칠 새벽 3-4시에 잠이 듭니다. 피곤하죠.
이분 목소리만 예뻤더라도 제가 이러진 않았을 텐데, 뭔가 굉장히 허스키하고, 아침에 잠긴 목소리 들으면 남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다 갑니다. 그 정도로 타고난 알토 성향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남들은 다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죄송하게도 저는 비가 계속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과 이번주 주말에 '날씨만 좋으면' 만나기로 했거든요. 아무래도 예감이 이상합니다. 만나면 큰일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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